복싱 히스토리

바실 로마첸코

상대의 정면을 벗어나는 발놀림

바실 로마첸코는 상대가 공격을 준비하는 사이 옆으로 자리를 바꾸는 선수였습니다. 멀리 도망가는 움직임과는 다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각도를 바꿔 상대가 고개와 몸을 다시 돌려야 하는 위치에 서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1988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로마첸코는 복싱 코치인 아버지 아나톨리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린 로마첸코에게 오랫동안 전통 춤을 배우게 했습니다. 발의 균형과 리듬을 익히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설명됩니다. 복싱 외에도 여러 운동을 경험했고, 아마추어 시절에는 396승 1패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2008년과 2012년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땄습니다.

빠른 발보다 중요한 위치 변화

로마첸코는 사우스포 자세에서 상대에게 다가가다가 앞발을 중심으로 몸을 돌려 다른 각도로 이동했습니다. 상대는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로 펀치를 내기 쉽고, 로마첸코는 측면에서 반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움직임은 발만 빨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과 거리 판단이 맞아야 효과적입니다.

프로 무대에서도 빠른 적응을 보였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오를란도 살리도에게 패했지만 세 번째 경기에서 게리 러셀 주니어를 꺾고 페더급 세계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슈퍼페더급과 라이트급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여러 선수들이 그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다가 경기 도중 포기하면서 '노 마스첸코'라는 별명까지 생겼습니다.

프로 무대에서 겪은 패배

로마첸코는 2020년 테오피모 로페스, 2023년 데빈 헤이니에게 판정패했습니다. 아마추어 시절에 비하면 프로 무대에서는 어려운 경기도 적지 않았습니다. 2024년 조지 캄보소스 주니어를 꺾고 다시 세계 타이틀을 차지했고, 2025년 6월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2026년 5월에는 다시 링에 오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어릴 때 배웠던 춤을 로마첸코의 모든 성공 원인으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의 복싱은 오랜 기술 훈련과 상대에 대한 거리 판단, 그 움직임을 경기 속에서 반복할 수 있는 균형감각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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