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히스토리

로이 존스 주니어

반사신경이 만들어 낸 자유로운 복싱

로이 존스 주니어는 종종 두 손을 낮게 내린 채 상대의 공격을 기다렸습니다. 보통 복싱 지도에서 권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존스는 상대의 주먹이 나오는 순간 상체를 움직여 피하고 곧바로 빠른 훅으로 반격했습니다. 뛰어난 반응 속도 때문에 가능한 경기 방식이었습니다.

1969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서 태어난 존스는 복싱 선수였던 아버지에게 지도를 받았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결승에서 박시헌에게 판정으로 패해 은메달을 받았습니다. 이 경기는 판정을 둘러싼 논란이 컸고, 존스는 대회 최우수 기량 선수에게 주는 상을 받았습니다. 1989년 프로로 전향해 1993년 버나드 홉킨스를 꺾고 미들급 세계 챔피언이 됐습니다.

정석과 다른 움직임이 가능했던 이유

존스는 빠른 눈과 손, 순간적인 거리 조절을 활용했습니다. 멀리서 갑자기 뛰어들며 내는 왼손 훅은 대표적인 공격이었습니다. 펀치를 크게 준비하는 동작이 보이지 않아 상대가 반응하기 어려웠습니다. 1994년 제임스 토니와의 경기에서도 이런 움직임으로 우세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복싱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닙니다. 기본 가드를 낮추고 상대 주먹을 마지막 순간에 피하는 방식은 반응이 조금만 늦어져도 위험해집니다. 젊은 시절에는 큰 장점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같은 방식으로 수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네 체급 정상 이후

존스는 슈퍼미들급과 라이트헤비급에서도 타이틀을 차지했고, 2003년 존 루이스를 이겨 헤비급 챔피언까지 올랐습니다. 미들급에서 출발한 선수가 헤비급 정상에 선 것은 드문 기록이었습니다.

이후 다시 라이트헤비급으로 내려온 그는 안토니오 타버와 글렌 존슨에게 KO패를 당하며 고전했습니다. 전성기에 성공했던 방식이 후반기에도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존스의 경기는 타고난 반응 능력이 복싱을 얼마나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지, 동시에 그 능력에 크게 의존한 경기 운영이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 함께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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